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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1층에 편의점이라도 하나 넣을까 했던 가벼운 생각

처음에는 다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건물을 좀 작게 짓든가 아니면 상가를 하나 얻어서 1층엔 무난하게 편의점 하나 차려놓고, 위층은 적당히 임대 주면서 월세나 받으며 살까 하는 그런 계획들. 사실 내 주변 지인들도 입버릇처럼 그런 말을 한다. 뭔가 거창한 사업은 부담스럽고,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편의점이나 햄버거 창업 같은 건 수요가 확실하니 망할 일은 없지 않겠냐고. 그런데 막상 상가거래사이트 같은 곳을 기웃거리거나 직접 발품을 팔아보면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건조하다.

텅 빈 상가가 주는 묘한 압박감

얼마 전에 평택 쪽을 지나갈 일이 있었다. 반도체 공장 때문에 호재가 많다 어쩐다 해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대로변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 봐도 ‘임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펄럭이는 곳이 너무 많았다. 1층에 자리 잡은 편의점들은 불을 밝히고 있지만, 그 옆 점포들은 몇 달째 주인을 못 찾고 있는 풍경이 꽤 낯설었다. 내가 만약 여기다 덜컥 가게를 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등 뒤로 식은땀이 조금 났다. 예전에 들었던 스터디카페 매매가나 휘트니스센터 운영비 같은 걸 따져봤을 때는 그냥 막연히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공실의 풍경은 수치로 보는 것보다 훨씬 무겁게 다가왔다.

임대료와 영업요율의 복잡한 셈법

뉴스를 보면 인천공항 같은 큰 시설에서도 편의점 임대료 문제로 수천억 원씩 손실이 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입찰에서도 이렇게 복잡한 셈법이 동원되는데, 개인 사업자가 들어가는 소규모 상가는 오죽할까. 누군가는 1층 근린생활시설을 임대할 때 편의점이나 휴게음식점을 넣으면 주민들이 좋아할 거라며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들어올 업종의 수익성이 곧 내 월세 보장과 직결된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내가 들어가려는 곳의 월세가 적정 수준인지, 아니면 주변 상권이 죽어가는 와중에 억지로 맞춰진 가격인지 판단하는 게 도통 쉽지 않다. 사실 15평 남짓한 공간에 들어가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따져보면, 라면이나 삼각김밥 팔아서 남는 마진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일 때가 많다.

무인점포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요즘은 굳이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무인업종이 대세다. 예전처럼 편의점 본사와 계약해서 수수료를 떼어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푸념을 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그런데 막상 스터디카페 가격을 알아보거나 무인 매장을 둘러보면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계가 고장 나면 결국 사람이 달려가야 하고, 도난이나 관리 문제로 밤잠 설치는 건 마찬가지다. 내가 만약 미용실 창업 비용을 들여서 샵을 차린다고 해도, 결국 나를 찾아오는 단골을 만드는 건 기술인데, 편의점은 그저 ‘위치’가 곧 매출이라니 그 단순함이 오히려 더 잔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왜 다들 편의점 이야기를 할까

결국 돌고 돌아 사람들이 편의점 이야기를 하는 건, 그만큼 안전하다고 믿고 싶은 심리 때문일 거다. 하지만 주말에 혼자 집에서 편의점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며 생각한다. 내가 먹는 이 도시락 하나가 과연 이 동네 상권을 유지하게 만들까? 상업지구가 죽어가고 공실이 넘쳐난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가 꿈꿨던 그 작은 가게의 미래도 마냥 밝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정말이지 임대 현수막이 없는 건물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선뜻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구경만 하는 중이다. 아마 당분간은 이 불안한 마음을 안고 다른 지역을 더 둘러보게 될 것 같다. 이게 정답이 있는 문제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건물 1층에 편의점이라도 하나 넣을까 했던 가벼운 생각”에 대한 3개의 생각

  1. 평택 지나면서 본 점포 공실 보고, 월세 때문에 얼마나 꼼꼼하게 계산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특히 작은 공간일수록 예상 못한 부담이 많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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