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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생긴 무인 카페 남영댁을 보고 고민이 많아졌다

무인 카페라는 게 처음엔 낯설었다

집 근처에 얼마 전부터 공사를 하더니 간판이 새로 달렸다. ‘남영댁커피24’라고 써 붙여져 있는데, 요즘 하도 무인점포가 많아서 그러려니 했다. 예전에는 24시간 열려 있는 식당이나 편의점도 드물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기계가 커피를 뽑아주는 게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된 것 같다. 처음에는 기계가 타주는 커피가 무슨 맛일까 싶어서 지나치기만 하다가, 퇴근길에 날도 춥고 해서 한번 들어가 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묘하게 썰렁한 공기가 느껴졌다. 사람이 없으니까 당연한 건데, 그 적막함이 꽤 낯설게 다가왔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가격은 보통 2천 원에서 3천 원 초반대였다.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저렴하긴 한데, 커피 맛까지 기대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었다.

덩그러니 놓인 키오스크와 기계들

자판기랑 크게 다를 게 없으면서도 겉모습만 그럴싸하게 꾸며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카드를 꽂고 결제를 하니 기계가 웅웅거리며 돌아가기 시작한다. 컵이 떨어지고 얼음이 쏟아지는 소리가 좁은 공간을 꽉 채우는데, 그 소리가 생각보다 컸다. 누군가와 대화할 필요 없이 빠르게 주문하고 나가는 건 편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게 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컵을 들고 나오면서 괜히 주변을 둘러봤다. 매장이 아주 깨끗한 편은 아니었다. 누군가 흘린 음료 자국이 테이블 구석에 말라붙어 있었고, 구석에 쌓인 쓰레기통도 금방이라도 넘칠 것처럼 보였다. 무인 운영이라는 게 결국 관리하는 사람이 수시로 와서 치워주지 않으면 금방 티가 난다는 걸 실감했다. 매일 매장을 관리하는 사람도 분명 애로사항이 많을 텐데, 손님 입장에서는 그저 지저분하면 다시 오기 싫어질 뿐이다.

무인 운영의 현실적인 고충들

최근에 정보공개서 신규 등록된 브랜드들을 보다가 남영댁 커피24가 목록에 있는 걸 봤다. 2023년 말쯤에 새로 등록된 것 같던데, 요즘 워낙 우후죽순 생겨나니까 다들 어떻게 유지하나 궁금하기도 하다. 직접 해본 건 아니지만, 주변에 무인 매장을 하는 사람 말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고 한다. 단순히 기계가 알아서 일하는 줄 알았는데, 기계 고장 나면 새벽에도 달려가야 하고, 손님들이 매너 없이 행동하고 가면 그걸 수습하는 것도 다 점주 몫이다. 특히나 밤늦은 시간에 오는 사람들은 가끔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기도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단순히 저렴한 커피를 판다는 게 수익이 얼마나 남을지 계산해보면, 월세 내고 재료비 빼고 기계 유지비까지 따지면 박리다매가 아니면 힘들지 않을까 싶다.

동네 상권에서 무인 점포의 미래

우리 동네에 무인 사진관이나 아이스크림점도 이미 몇 개나 있는데, 커피점까지 들어오니 과연 이게 다 장사가 될까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사람이 상주하는 카페는 그래도 사장님과 눈인사라도 하고, 오늘 하루 힘들었다는 푸념이라도 짧게 주고받는 재미가 있는데 무인 카페는 그런 정서적인 교류가 완전히 거세된 공간이다. 물론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가끔 그게 좀 쓸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기계가 주는 효율성은 확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동네 풍경이 다 똑같아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남영댁 커피가 앞으로 우리 동네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지, 아니면 금방 다른 간판으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일지도

무인 점포가 늘어나는 게 세상이 변하는 당연한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불편함이 남는다. 특히나 24시간 문을 열어두는 건 비용 부담이 상당할 텐데, 그만큼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구조라는 게 가장 큰 약점인 것 같다. 오늘 들렀을 때도 커피 맛은 무난했지만, 자리에 앉아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들 커피만 들고 서둘러 나가는 모습들을 보며, 이 공간의 목적은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기보다 ‘필요한 것을 빠르게 수급하는 곳’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여러 가지 단점들을 생각하다 보니, 앞으로 무인 카페를 얼마나 더 자주 찾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어쩌다 한 번, 정말 사람이 붐비는 카페 가기 귀찮을 때나 들르는 그런 곳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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