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테니스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낯선 풍경
주말마다 테니스를 치던 동호회 사람들이 요즘 부쩍 무인 테니스장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좀 의아했다. 테니스라는 게 결국 사람끼리 공을 주고받는 운동인데, 무인으로 운영되는 시설에서 뭘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어쩌다 동탄 인근에 새로 생겼다는 곳을 가보게 됐는데,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휑한 느낌이었다. 키오스크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내가 미리 예약한 시간에 맞춰 모바일 카드로 인증을 하니 출입문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화장품 매장 같은 곳에서나 보던 깔끔하고 차가운 느낌이 테니스장이라는 공간과 섞이니 기분이 묘했다. 공이 튀어 오르는 소리만 가득한 이곳에서, 코치도 없이 우리끼리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망설여졌다.
유리문 도어락과 실랑이했던 기억
들어가기 전부터 문제였다. 도어락 시스템이 생각보다 예민하게 반응했다. 분명 모바일 카드를 대고 시간을 맞췄는데도 유리문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밖은 덥고 서두르는 마음에 괜히 문을 흔들거리다가 십 분 가까이 밖에서 서성였다. 나중에 보니 이게 네트워크 연결 문제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성급하게 문을 밀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나중에 온 동호회 분이 와서야 겨우 들어갔는데, 그 과정에서 진이 다 빠졌다. 무인 매장이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이런 사소한 기기 오류가 발생하면 정말 난감하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이나 무인 카페 창업 비용을 알아볼 때 이런 ‘운영상의 돌발 상황’까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공간에서 문이 안 열리면 대처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사실이 그날따라 더 크게 다가왔다.
생각보다 컸던 에어컨 제어의 불편함
시설 자체는 깨끗했다. 노원 실내 테니스장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이곳도 관리는 잘 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냉방이었다. 삼성 에어컨 원격 제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이게 현장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가 꽤 까다로웠다. 운동을 시작하면 몸에서 열이 나는데, 설정된 온도가 바뀌질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핸드폰 원격 제어 앱을 깔아보려 했지만, 권한 설정이 꼬였는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땀을 뻘뻘 흘리면서 테니스를 쳐야 했다. 누군가 관리하고 있었다면 가서 온도 좀 내려달라고 한마디 했을 텐데, 무인 공간이라 눈치 볼 사람은 없어도 해결해 줄 사람도 없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코치가 없는 빈자리의 무게
확실히 레슨을 받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사람들은 무인 테니스장이 자유롭다고 하지만, 내 자세가 이상한지 아니면 볼 머신 설정이 잘못된 건지 알려줄 사람이 없으니 나중에는 그냥 ‘그냥 치고 간다’는 느낌만 강해졌다. 무인 인형 뽑기나 무인 라면 가게처럼 그냥 물건을 사고 나오는 곳과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 소모가 있었다. 2시간 대관 비용으로 대략 4만 원 정도를 썼는데, 이게 과연 적절한 투자였는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계속 고민하게 됐다. 물론 우리끼리 눈치 안 보고 떠들면서 공을 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실력이 느느냐 하면 그건 또 별개의 문제 같았다.
다음에 다시 올 것인가에 대한 물음
무인 테니스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이질감은 여전하다. 기술이 발전해서 사람이 없어도 다 해결되는 세상이라지만, 정작 운동을 하러 가서 기계랑 싸우고, 문 여는 법을 고민하고, 에어컨 온도 때문에 땀을 흘리는 상황들이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물론 오산이나 동탄 같은 곳에 주거 밀집 지역이 늘어나면서 이런 시설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편하긴 하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다음번에 또 친구들과 이곳을 예약할지 물어본다면, 글쎄, 일단은 좀 더 고민해 볼 것 같다. 적어도 그날은 운동을 다 마치고도 시원한 맥주 한 잔 생각만 간절했다. 무인 시설이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의 온기가 가끔은 그립다는 생각을 뒤로한 채 돌아왔다.

에어컨 온도 때문에 땀 흘린 거, 저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네요.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정말 답답했어요.
에어컨 온도 때문에 땀 흘리는 모습이 정말 아이러니했네요. 특히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더 답답했을 것 같아요.
냉방 문제 때문에 땀 엄청 흘리고 겪은 게 기억나네요. 예약 시스템이랑 기기랑 연결되는 과정 자체가 좀 복잡하게 느껴졌어요.
키오스크로 예약하는 게 낯설었는데, 화장품 매장처럼 딱딱한 느낌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