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매장을 운영하거나 작은 스낵 코너를 관리하다 보면 항상 고민되는 것이 바로 ‘어떤 간식을 채워 넣을 것인가’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분리대두단백이 들어간 건강 간식이나 리얼닭가슴살칩 같은 제품이 잘 팔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요즘 트렌드니까요.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기대와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더군요.
현실과 기대의 괴리
처음 3개월은 고단백, 저당 제품 위주로 큐레이션을 했습니다. 가격대는 1,500원에서 3,500원 사이로 맞췄죠. 그런데 재고 회전율이 너무 낮았습니다. 알고 보니 무인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건강을 생각해서 오는 게 아니라, 당장 입이 심심하거나 급하게 허기를 달래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야심 차게 들여놓은 고급 쌀과자는 먼지만 쌓여갔고, 오히려 500원짜리 추억의 간식류가 먼저 동이 나더군요. 이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낀 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내 마음대로 재단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데이터와 직관 사이의 갈등
많은 분이 ‘요즘은 건강한 간식을 추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사무실 밀집 지역이라면 햇반작은공기나 냉동식품이 낫고, 아이들이 많은 동네라면 아이스크림붕어빵이나 익숙한 과자가 훨씬 효율적이죠. 이 부분에서 많은 분이 실수하는 게 ‘내가 팔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찾는 것’을 혼동한다는 점입니다. 저 또한 처음엔 좋은 재료를 쓴 제품만 고집하다가 폐기 비용으로만 매달 5만 원 이상 손해를 봤습니다. 결국 품목을 3단계로 나누어 테스트해보니, 대중적인 맛이 70%, 특수 간식이 30%일 때 재고 관리가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무인 매장 운영의 트레이드오프
여기서 생기는 trade-off는 명확합니다. 마진이 높은 수입 간식을 채우면 객단가는 올라가지만 회전이 안 되어 재고가 남고, 마진이 박한 대중적 간식을 채우면 회전은 빠르지만 매장 유지 보수를 위한 노동력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저도 솔직히 아직도 정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매출이 좀 나오나 싶었는데 오늘은 또 파리만 날리더군요. 이런 게 무인업종의 불확실성이겠죠. 때로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너무 자주 제품 구성을 바꾸면 오히려 단골들이 혼란스러워하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유용하고, 누군가에게는 위험한 조언
이 글은 적은 자본으로 간식 판매를 시작하려는 1인 운영자들에게는 현실적인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브랜딩이 확고한 프리미엄 매장 운영자라면 이 조언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결을 깨뜨릴 수 있으니까요.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거창한 시장 조사를 하기보다 매장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실제로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지 3일 동안만 관찰해 보세요. 통계청 자료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다만, 아무리 데이터를 분석해도 인간의 입맛은 변덕스럽다는 사실만큼은 항상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냉동식품 파리가 꼬이는 거, 정말 공감돼요. 제가 운영하는 곳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냉동식품은 보관 문제 때문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경 써야 해서 그런지, 3단계 테스트는 정말 현명한 방법인 것 같아요.
분리제 단백질 칩은 생각보다 빨리 상했더라고요.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게 얼마나 즉각적인지 알게 되면서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세분류 시도할 때, 고객들이 정말 원하는 게 단순한 건강식품이 아니었던 거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 한번 해봤는데, 딱 1000원대 초저가 제품들이 훨씬 잘 팔리는 걸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