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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매장 두 곳을 돌리면서 느낀 묘한 피로감

처음 무인 매장을 시작했을 때는 다들 그랬듯 환상이 좀 있었다.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 이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렸는지 모른다. 그래서 겁도 없이 집 근처에 24시 코인빨래방을 하나 차렸고, 잘 된다 싶어서 욕심을 내 좀 더 외곽에 작은 무인 공간대여 사업까지 손을 댔다. 그런데 막상 1년이 지나고 나니 내가 상상했던 ‘자동화된 수익’과는 거리가 꽤 멀다는 걸 매일같이 체감하고 있다.

빨래방 건조기가 멈추는 새벽의 공포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빨래방 건조기 문제였다. 기계가 덩치가 크다 보니 한 번 고장이 나면 수리 기사님이 오시기 전까지 매장 전체가 마비된다. 특히 비 오는 날이면 세탁기보다 건조기를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 꼭 그때 고장이 난다. 새벽 2시에 ‘기계가 안 돌아가요’라는 전화를 받으면 눈앞이 캄캄하다. 사실 내가 직접 가서 고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가서 괜히 전원 코드만 뺏다 껴보고 한숨 쉬다가 돌아오는 게 일상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연락해도 ‘대리점 모집’할 때 들었던 말처럼 바로 달려와 주는 건 아니더라. 결국 그날은 손님들에게 일일이 환불해주고 매장 문을 닫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공간대여 관리가 생각보다 훨씬 귀찮다

빨래방은 그나마 기계가 알아서 일을 하지만, 공간대여는 사람 손이 정말 많이 간다. 청소 업체에 맡기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결국 내가 직접 가서 쓸고 닦는다. 처음에 시간당 1만 원 정도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예약이 안 차서 가격을 낮추고 낮추다 보니 사실상 인건비도 안 나오는 구조가 됐다. 누군가 이용하고 간 뒤에 냄새가 밴다거나, 소파에 얼룩이 묻어있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찝찝하다. 이게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누군가와 마주하며 장사하는 게 나았을까 싶기도 하고, 가끔은 그냥 다 팔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무인점포가 진짜 사람을 안 쓰게 될까

최근에는 태닝 오일 같은 걸 같이 파는 샵인샵 형태를 고민해봤는데, 그것도 결국은 재고 관리가 문제였다. 밀키트 전문점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것도 아니고, 애견 유치원 양도 물건들도 알아봤지만 이건 아예 차원이 다른 관리 수준이더라. 무인 창고나 셀프 사진관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무인점포라고 하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24시간 동안 ‘무인’인 척하면서 사실상 내가 온종일 모니터 화면을 보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면 속에서 손님들이 뭘 하는지 지켜보고 있자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싶다.

비용 계산의 함정에 빠져버린 상황

월세에 전기세, 수도세,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수리비까지 합치면 사실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진다. 초기 창업 비용으로 꽤 큰돈을 썼는데, 이게 언제쯤 회수될지 계산기를 두드려보기가 겁난다. 가끔은 수익이 나도 이게 내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인가 싶을 때가 많다. 그냥 직장 다닐 때가 속 편했던 건지, 아니면 내가 운영 능력이 부족해서 이런 건지 확신이 안 선다. 요즘은 정말 무인 창업이 대세가 맞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는 털고 나가기 위한 기회일 뿐인지 가끔 생각에 잠긴다. 그냥 오늘도 빨래방에 세제 채우러 다녀오는 길에 비가 오는데, 괜히 마음이 무겁다. 이 불안함이 언제쯤 사라질지, 아니면 적응이 되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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