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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매장 창업 설명회에 갔다가 냉동 햄버거만 잔뜩 먹고 왔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들어선 창업 설명회

지난주인가, 우연히 무인 햄버거 매장 창업 설명회 공고를 보고 다녀왔다. 사실 진짜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했다기보다는 요즘 하도 무인 매장이 많으니까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는 건가 싶어서 호기심에 간 게 컸다. 강남역 근처에 있는 대여 공간이었는데, 꽤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처음에는 가맹비랑 교육비 항목을 꼼꼼하게 적으려고 볼펜도 챙겨갔는데, 설명회가 시작되자마자 온통 매출 그래프 이야기뿐이라 좀 맥이 빠지긴 했다. 내가 궁금한 건 ‘진짜 운영이 쉬운가’였는데, 본사에서는 다들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하루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싶어서 옆에 앉은 분이랑 눈을 마주쳤는데, 그분도 나랑 비슷한 표정이었다.

겉만 타버린 패티와 해동의 미학

설명회 중간에 시식 시간이 있었다. 미국식 핫도그랑 냉동 햄버거 패티를 직접 조리해서 맛보게 해줬는데, 이게 좀 묘했다. 내가 평소에 마트에서 사 먹던 냉동 햄버거 패티랑 별반 다를 게 없는 맛이랄까. 심지어 어떤 건 겉은 새까맣게 탔는데 속은 서늘한 느낌이라 한 입 베어 물고 깜짝 놀랐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전에 뉴스에서 냉동식품 제대로 안 녹이고 조리하면 겉만 익는다고 본 적이 있는데, 딱 그 꼴이었다. 무인 기계가 자동으로 조리해준다더니, 그 기계가 고기 속까지 제대로 익히는 건지 갑자기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주최 측은 바쁘게 움직이느라 내가 덜 익은 걸 뱉은 건 눈치도 못 챈 모양이었다.

집에서 먹던 맛과 무엇이 다른가

집에 돌아와서 냉동실에 있던 햄버거 번이랑 패티를 꺼내 봤다.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설명회에서 먹은 그 맛이랑 비교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3천 원 정도 주고 산 냉동 햄버거 세트랑 매장에서 파는 만 원 가까운 햄버거랑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막상 팬에 구워보니 냄새는 그럴싸했다. 그런데 식탁에 앉아서 한입 먹는데 뭔가 허전했다. 핫도그 소스 맛이 강해서 그런가, 고기 맛은 거의 안 느껴졌다. 밖에서 사 먹으면 분위기 때문인가 싶은데, 집에서 먹으니 그냥 냉동식품 특유의 인공적인 향만 입안에 남았다. 무인 매장 창업하면 이런 걸 손님들한테 내놓는 건데, 과연 사람들이 이걸 매번 사 먹으러 올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운영 비용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설명회에서 강조했던 건 ‘가성비’였다. 미국식 핫도그가 요즘 트렌드라면서 엄청 밀어붙였는데, 솔직히 인건비 안 드는 것 말고는 딱히 장점이 안 보였다. 전기세니 기계 유지비니 따지고 보면 생각보다 남는 게 많지 않을 것 같았다. 같이 갔던 사람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이거 차릴 돈이면 차라리 배당주나 더 살 걸 그랬나.”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현타가 세게 왔다. 창업 설명회장까지 가서 냉동 햄버거를 씹으며 했던 고민치고는 너무 현실적인 결론인가 싶기도 하고.

아직도 머릿속을 맴도는 의문들

사실 창업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걸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햄버거 빵 굽는 기계 하나 들여놓는다고 장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 ‘맛의 표준화’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날은 잘 익고, 어떤 날은 덜 익는 냉동 패티를 보면서 이걸 어떻게 무인 매장에서 관리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결국 나는 가맹 계약서는커녕 상담 신청서도 안 내고 그냥 나왔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탄산음료 하나 사 먹었는데, 그게 오늘 먹은 햄버거보다 훨씬 맛있었던 것 같다. 무인 창업, 생각보다 더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 아직도 마음이 반반이다. 해봐야 하나 싶다가도, 그냥 내 돈 지키는 게 낫지 싶기도 하고.

“무인 매장 창업 설명회에 갔다가 냉동 햄버거만 잔뜩 먹고 왔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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