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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역 무인 과일가게에서 바나나 때문에 당황했던 날

어쩌다 들르게 된 무인 과일가게

며칠 전 상수역 근처를 지나가다가 눈에 띈 무인 과일가게에 들어갔다. 원래는 그 근처 카페에서 커피나 한잔할까 했는데, 요즘 무인 매장이 워낙 많으니 궁금하기도 하고 슬쩍 구경이나 해볼 생각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곳이 생기면 참 신기했는데, 이제는 어디든 흔하게 보이는 것 같다. 더리터커피 같은 프랜차이즈나 근처 코인라이더 주변으로도 꽤 많이 생겼더라. 가게 안은 묘하게 조용하고 서늘했다. 24시간 운영하는 곳이라는데 새벽이나 밤늦게 혼자 과일을 고르는 기분은 어떨까 싶기도 했다.

바나나 때문에 겪은 예상치 못한 소동

한참 고민하다가 눈에 들어온 바나나를 집어 들었다. 평소에 과일도시락을 자주 싸는 편이라 상태를 꼼꼼히 보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집에 와서 보니 이게 생각보다 상태가 별로였다. 어머니께 보여드리니 단번에 고개를 저으셨다. 컵과일 만들 용도로 산 건데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는 거다. 결국 내가 고른 게 잘못된 걸 알고 다시 가게로 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전화를 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졌다. 무인 매장이라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참 난감했다.

환불 처리를 위해 휴대폰을 붙잡고

결국 가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점주님이 연결이 되어서 환불은 바로 처리를 해주신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이미 매장에서 환불 처리가 된 줄 알았는데, 신용카드 결제 취소는 또 별개의 문제 아닌가. 카드사 앱을 켜서 보니 결제는 그대로 찍혀 있고, 무인 시스템상에서 환불을 받았다고 해서 그게 바로 내 카드사 반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이게 보통 며칠 걸리는 건지, 아니면 내가 직접 카드사에 연락을 해야 하는 건지 영 헷갈렸다. 돈은 이미 돌아왔다고 하는데 카드 내역에는 여전히 결제 기록이 남아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무인 시스템의 묘한 거리감

사실 이런 무인 가게들이 성과나 인프라 완성 측면에서는 대단히 효율적일지 몰라도, 이렇게 사소한 문제 하나가 터지면 해결하는 과정이 참 피곤하다. 사람이 없으니 즉각적인 소통이 안 되고, 나처럼 꼼꼼하지 못한 사람들은 취소 확인 하나 하는 데도 반나절을 쓴다. 예전 같으면 주인아저씨한테 “이거 좀 별로네요”하고 바로 바꿨을 텐데, 지금은 휴대폰으로 사진 찍어 보내고 상담원 연결하듯 기다려야 하니 말이다. 예전 기사에서 봤던 무인운반로봇이나 자동화 시스템들이 우리 삶을 편하게 만든다지만, 가끔은 이런 아날로그적인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카드 취소 의문

며칠이 지난 지금도 카드사 앱을 열 때마다 결제 취소 내역이 제대로 떴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분명히 잘 처리되었다고 답장을 받았음에도, 무인 시스템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내 성격 탓인지 개운치가 않다. 다음부터는 정말 상태를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겠다. 부산 컵과일 가게들처럼 꼼꼼하게 관리되는 곳이면 모를까, 동네 무인점은 가끔 이런 복불복이 있다. 그냥 마트 가서 눈으로 직접 보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급하면 무인 매장을 찾게 될 것 같아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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