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그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처음 카페를 열면서 메뉴 구성을 고민할 때,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커피만 파는 것보다 상하목장 우유를 쓴 소프트아이스크림을 같이 내놓으면 손님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았다. 3000원 정도 받는 아이스크림 하나가 카페 매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사실 확신이 없었지만, 주변에 비슷한 카페들을 보니 다들 하나씩은 구비해두고 있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새 제품을 알아보니 가격대가 수백만 원을 훌쩍 넘겼다. 당장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던 나는 결국 중고 시장을 기웃거리게 되었다. 아이스트로나 닛세이 같은 브랜드가 유명하다는 건 알았지만, 중고 매물은 상태가 복불복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고민이 깊어졌다.
중고 기계와의 첫 대면 그리고 실망
결국 발품을 팔아 100만 원 초반대의 중고 소프트아이스크림 기계를 하나 들여왔다. 기계가 매장에 도착하던 날, 생각보다 덩치가 너무 커서 당황했다. 좁은 주방 한쪽을 완전히 차지해버린 녀석을 보고 있자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세척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덜컥 들여온 게 화근이었다. 기계를 작동시켜보니 소음도 예상보다 훨씬 컸다. 낮에는 괜찮은데 밤에 조용한 시간대에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게 대체 뭘 위한 투자인가 싶었다. 기계 세척을 매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게 컸다. 퇴근 전에 30분 넘게 분해해서 닦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번거롭고 지루한 일이었다.
재료 준비와 생각지 못한 변수
아이스크림 재료도 고민이었다. 유명한 상하목장 베이스를 쓸지, 아니면 조금 더 저렴한 일반 제품을 쓸지 고민하다가 일단은 대중적인 것으로 시작해봤다. 그런데 기계마다 얼리는 온도가 달라서인지, 어떤 날은 너무 묽게 나오고 어떤 날은 너무 딱딱하게 얼어서 손님에게 내주기가 민망할 때가 많았다. 레버를 당기면 예쁜 모양으로 나와야 하는데, 처음에 연습할 때는 계속 뭉개져서 버린 재료만 해도 몇 봉지는 될 것 같다. 캡슐 타입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을 때는 이미 기계를 사버린 뒤였다. 기계 대여를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끝나지 않는 세척의 굴레
여름이 되니 기계 열기가 카페 안 온도를 높이는 주범이 되었다. 손님들을 시원하게 해주려고 산 기계 때문에 오히려 카페 안이 후끈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매일 아침 오자마자 기계가 제대로 얼었는지 확인하고, 마감 때는 꼼꼼히 소독해야 하는 과정이 나중에는 일종의 강박처럼 느껴졌다. 조금만 소홀히 관리해도 기계에서 냄새가 나거나 아이스크림 맛이 변하니 쉴 틈이 없었다. 예전에는 32cm 아이스크림 같은 걸 사 먹으면서 즐거워하기만 했는데, 막상 기계 옆에서 관리하는 사람이 되어보니 그 기계들이 얼마나 대단한 정성을 먹고 돌아가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
지금은 그럭저럭 요령이 생겨서 잘 사용하고 있지만, 과연 이게 카페에 꼭 필요한 선택이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아이스크림 매출이 엄청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해 이렇게까지 고생해야 하나 싶을 때가 많다. 기계를 팔까 생각도 해봤지만, 중고로 다시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계산해보면 그냥 쓰게 된다. 누군가 나에게 소프트아이스크림 기계 도입을 물어본다면, 나는 선뜻 추천하기 어렵다. 그냥 적당히 기성품 아이스크림을 팔거나, 차라리 그 돈으로 커피 머신 사양을 올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오늘도 퇴근길에 기계 세척을 마치고 나오며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세척 시간 때문에 진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우유 종류에 따라 세척 방법도 다를 텐데, 기록을 따로 해두는 게 좋겠어요.
세척 시간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고생을 알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겠네요. 닛세이 기계 관리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생각나는 대로 섞어 팔면 더 맛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세척하는 시간이 너무 부담스럽네요. 특히 퇴근하고 바로 하는 게 쉽지 않아서, 결국 자주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