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스크린골프 중고 기계부터 알아봤다
사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새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엄청난 자본을 투입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아파트 단지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지하 같은 곳에 스크린골프장 하나 차리면 퇴근 후에 틈틈이 관리하고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일단 중고 GDR 기계라도 몇 대 구할 수 있을지, 예산은 어느 정도면 적당할지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대당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까지 하는 신품 가격을 보니까 덜컥 겁부터 났다. 중고도 찾아봤지만 상태 좋은 건 생각보다 가격 방어가 심해서 메리트가 확 느껴지진 않더라. 그냥 막연하게 2~3억이면 충분하겠지 싶었는데, 막상 인테리어랑 시스템 구축 비용까지 합치니까 5억은 우스워 보였다. 이게 정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인가 싶어 한참을 고민했다.
생각지도 못한 파크골프의 등장
지나가다 들른 박람회에서 뜻밖의 정보를 얻었다. 요즘 시니어들 사이에서 파크골프가 난리라면서 스크린 파크골프 시스템을 소개하는 곳들이 꽤 많았다. 임팩트파크골프였나, 암튼 그런 데서 나온 기계는 일반 스크린골프랑 파크골프를 겸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하더라. 이게 콘솔에서 선택만 하면 되니까 공간 활용 면에서는 좋아 보였다. 담당자 말로는 일반 스크린골프장 창업 비용이 5억 이상 들어갈 때, 파크골프 중심으로 잡으면 2억 안팎으로도 충분히 세팅이 가능하다고 했다. 기계 값 자체가 일반 스크린 골프 기계보다는 저렴한 편이라 초기 부담이 확실히 적어 보이긴 했다. 솔직히 귀가 솔깃했다.
무인 운영이 가능할까 싶은 의구심
요즘 어딜 가나 무인 키오스크는 기본이니까 이것도 무인으로 돌리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생각을 해보면 골프라는 게 기계만 덩그러니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아워홈이 카카오VX랑 협업해서 식음료 사업도 붙인다는 기사를 봤는데, 결국 사람이 있어야 관리가 된다는 소리다. 특히 파크골프는 연령대가 좀 높으신 분들이 주 고객층이라 기계 조작하다 막히면 무조건 호출이 올 것 같았다. 무인이라 해놓고 퇴근 후나 주말에 계속 앱으로 호출 알림 뜨면 그냥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것 같아서 그 점이 제일 고민된다.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라면 모르겠는데, 상업용으로 창업해서 혼자 다 관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위치 선정을 두고 며칠째 고민 중
입지를 어디로 잡을지도 너무 어렵다. 이마트 같은 대형 유통 시설에 입점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요즘 뜨는 지식산업센터 내부에 들어가는 게 나을지 갈피를 못 잡겠다. 지식산업센터는 회의실이나 라운지 같은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입주사 직원들이 퇴근하고 바로 내려와서 치기엔 최적인데, 주말에는 사람이 싹 빠져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아파트 상가는 주말 장사가 되긴 하겠지만, 입주민들의 텃세나 소음 문제 같은 게 왠지 껄끄러울 것 같다. 결국 무리해서 대출 끌어다 시작할 거면 최대한 안정적인 곳을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일단 한 걸음 뒤로 물러나기로 했다
D8 비자니 뭐니 하면서 외국인 투자 창업까지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나는 내 돈 들여서 하는 거라 더 조심스럽다. 창업박람회에서 상담받을 때만 해도 당장이라도 계약할 기세였는데, 집으로 돌아와서 엑셀로 예상 수익표를 짜보니까 금방 차가워졌다. 전기세, 유지보수비, 임대료까지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계산하니 내 월급보다 못 가져가는 달이 생길 것 같았다. 시스템 하나 바꾸는 게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일인데, 혹시라도 파크골프 유행이 잠깐 반짝하고 지나가는 거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지금은 당장 서두르기보다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어차피 5억짜리 사업인데 몇 달 늦게 시작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니까.

기계만으로 끝나는 건 아니구나. 특히 파크골프는 진짜 생각지도 못 한 문제들이 많겠네.
중고 기계 가격 보고 진짜 깜짝 놀랐네요. 초기 투자 비용 생각하면 파크골프랑 연계하는 게 훨씬 현실적인 선택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