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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신청하러 갔다가 서류만 세 번 다시 떼러 갔던 날들

무인 매장 창업을 준비하며 처음 접했던 경상남도 지역 정책자금의 조건들

직장을 그만두고 창원에 조그만 무인 아이스크림 및 간식 매장을 하나 차려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만 해도 돈을 빌리는 일이 이렇게까지 복잡할 줄은 몰랐다. 흔히 말하는 소상공인특례보증대출이나 청년정부지원금 같은 것들이 인터넷 검색만 하면 쉽게 나오는 분위기라, 나 역시 조건만 맞으면 금방 신청해서 상가 계약을 치를 수 있을 거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특히 경상남도정책자금에 대한 안내글들을 보면서 청년 창업자에게 우대금리를 준다는 문구에 마음이 혹했다.

하지만 정작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내가 써야 하는 서류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무슨 대단한 사업계획서나 거창한 회사소개서양식 같은 게 필요하다고 해서 한참을 다운로드받아 채워보려고 끙끙댔는데, 사실 내 작은 10평짜리 매장에 그런 거창한 양식이 들어맞지도 않았다. 무인 매장의 기계값과 초반 사입 비용을 채우기 위한 3천만 원 남짓한 돈이 필요했을 뿐인데, 처음에 접한 안내문들은 온통 제조업이나 IT 벤처기업들이 쓸 법한 단어들로 채워져 있어 시작부터 기가 죽었던 기억이 난다.

경남신용보증재단 창원지점을 직접 방문하면서 마주한 대기 시간과 서류 절차

전화로 문의하려니 통화 연결이 너무 안 되어서 결국 서류 몇 개를 대충 챙겨 들고 경남신용보증재단 창원지점을 직접 찾아갔다. 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대기실은 대출을 알아보러 온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한 시간 반을 넘게 기다려서 겨우 상담 창구에 앉았는데, 직원이 짚어주는 필요 서류 목록을 보니 내가 가져간 것은 절반도 쓸모가 없었다.

인터넷에서 출력해 간 국세 납세증명서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가려져 있어 다시 떼어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힘이 빠졌다. 게다가 상가 임대차 계약서 원본과 사업자등록증은 물론이고, 무인 키오스크 업체와 맺은 임대 계약서나 구매 영수증까지 다 증빙 자료로 첨부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그날은 아무 소득 없이 터덜터덜 돌아와야 했고, 근처 주민센터에 들러 서류를 다시 떼고 키오스크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세금계산서를 재발행받는 데만 꼬박 사흘을 허비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출 심사 과정에서 겪었던 업종 분류의 애매함

보증재단 일과 동시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대출도 같이 알아봤는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생겼다. 바로 내가 하려는 무인 매장의 업종 분류가 너무 애매하다는 사실이었다. 직원은 무인 매장이 단순히 소매업으로 분류되는지, 아니면 일종의 서비스업이나 기계 임대 성격이 섞여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 물었다. 최근 들어 무인점포 관련으로 사고나 폐업이 많아서 그런지, 심사 기준이 전보다 까다로워졌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단순히 과자나 음료수를 무인으로 파는 가게인데도 왜 이렇게 기계가 많이 들어가는지, 감시용 카메라는 왜 이렇게 많이 설치해야 하는지 견적서 항목을 일일이 소명해야 했다. 특히 폐업지원금 같은 안전장치가 있는지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아직 문도 열지 않은 상황에서 망할 걱정부터 해야 하나 싶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무인업종이라는 이유로 일반 유인 매장보다 오히려 창업 자금의 정당성을 증명하기가 더 피곤하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몸소 깨달았다.

일반 시중은행 신용대출과 소상공인 특례보증대출의 이자율 및 수수료 체감 비교

내가 왜 시중은행 일반 신용대출을 먼저 알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 적도 있다. 기존에 쓰던 주거래 은행에 가서 모바일 앱으로 조회해 본 신용대출은 한도가 덜 나오긴 해도 서류 제출 없이 몇 분 만에 승인이 나는 구조였다. 반면 정부의 특례보증대출은 연 3%대 후반의 금리를 약속하긴 했지만, 여기에 연 1.2%에 달하는 보증 수수료가 매년 추가로 붙는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

결국 보증 수수료 약 36만 원을 첫 해에 한 번에 내야 했고, 매달 나가는 이자까지 계산해 보니 금리 면에서 아주 극적인 혜택이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번거로운 서류 작업도 없고 신용재단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는 차비나 시간 낭비도 없었을 텐데, 몇십만 원 아끼겠다고 한 달 동안 이 고생을 했나 싶은 허탈함이 밀려왔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아주 약간의 이득은 있겠지만, 준비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그 값어치가 비등비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보증서 발급 이후 실제로 통장에 잔액이 들어오기까지 걸린 현실적인 기간

서류를 다 보완해서 제출하고 심사가 통과되었다는 문자를 받기까지 거의 3주가 걸렸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보증서가 발급되었다고 해서 바로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지정된 은행에 가서 다시 대출 약정을 맺어야 했다. 주말을 끼고 은행 심사까지 추가로 기다리니, 결국 처음 재단 문을 두드린 날로부터 내 통장에 대출금이 입금되기까지 꼬박 6주의 시간이 걸렸다.

상가 보증금 잔금을 치러야 하는 날짜는 다가오는데 대출 진행 상황은 알 수 없어서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임대인에게 사정사정해서 잔금일을 일주일 미뤄두지 않았다면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정부 지원금이나 정책 대출을 이용하려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절대 일정을 빠듯하게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생각보다 이 시스템은 신청자의 사정을 봐주며 빠르게 움직여주지 않는다.

지원금을 받고 나서도 여전히 개운하지 않은 매달의 이자 상환과 남은 고민들

겨우 돈을 받아 인테리어를 끝내고 기계를 들여놓았지만, 마음이 홀가분한 것은 아주 잠깐이었다. 이제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원리금 상환 고지서가 날아온다. 무인 매장 특성상 매출이 매일 고르지 않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 날에는 손님이 뚝 끊기는데 이자는 날짜에 맞춰 칼같이 빠져나간다.

가끔은 내가 너무 큰 빚을 안고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정부에서 해주는 저금리 대출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무리하게 규모를 키운 것은 아닐까. 차라리 보증금을 더 낮추고 월세가 싼 외곽 지역에서 아주 작게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여전히 머릿속을 맴돈다. 돈은 통장에 들어왔다 나갔지만, 그 과정에서 겪었던 번거로움과 앞으로 갚아나가야 할 이자의 무게는 매장 구석에서 조용히 돌아가는 키오스크를 볼 때마다 불쑥불쑥 떠오른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신청하러 갔다가 서류만 세 번 다시 떼러 갔던 날들”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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